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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회우
주역강의 독후감 겸 주저리 본문

한동안 책과 관련한 글을 쓰기 어려웠던 이유.
겜성게임즈 팀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 때만 조금씩 조금씩 읽었는데 이 책이 이전 책들보다 두꺼운 편이었다.
뭐, 물론 다 읽은지 거의 한 달 다 돼가는데 이제서야 쓰는건 몰?루
갑자기 웬 주역?- 이라 하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이전에 들었던 심리학 수업에서 '동양과 서양은 관점의 차이가 존재한다.'라는 내용을 배웠었단 점.
그리고 두 번째는 이 영상,
동양과 서양 철학의 관점 차이를 설명하는데, 대략
서양 철학 : 한 가지 진리를 추구한다. 그래서 그 진리에 맞춘 모델을 만들고, 그 모델에 따라 해석해나간다. 이는 아주 먼먼 옛날, 4원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진리 탐구로부터 발견 할 수 있는 관점이다. 그리고 이 관점으로부터 서양의 과학사는 발전의 발전을 거듭했기 때문에 현재의 과학은 특히 저 모델, 가설 - 법칙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동양 철학 : 만물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인만큼, 그 사이의 관계도 정형화됐다기보단 계속 변화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당연히 하나의 잣대를 이 무정형의 만물에 들이대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결국 만물은 이렇게 변화하는 흐름에 따라 존재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금 간단하게 맥주를 하고 와서 정리가 두서 없긴 한데 이쯤에서 넘어가도록 하자.
저 '흐름'이란 것이 궁금해서 책을 읽게 됐다.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마치 정도(正道)처럼 여겨지고 있는 초-중-고-대-취직-...
또는 수능 만점으로 서울대를 들어가, 1등으로 졸업한 후 스타트업에 들어간 사람에게 '왜 로스쿨/행정고시는 준비하지 않았나요?' 묻는 댓글
그런 것들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터라, 호기심이 동했다.
뭐 동기는 거창했으나, 책 자체는 나쁘지 않다. 로 정리된다.
보다 클래식한, 뭐 실제로도 오래된 내용이기도 하고, 그러한 자기계발서 같았다.
다만, 상기한 '정도(正道)'란 인식에서 엇나간 길임에도, '그러한 인생은 좀 힘들 수는 있겠지만 뭐,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평하는 것 때문에 돈돈 거리는 책. 마치 가난하면 죄악인 것처럼 여기는 책. 정작 본인은 인세만 냠냠짬~하고 별로 책임 의식은 없는 그러한 자기계발서 책보단 낫지 않나 싶긴 하다. 그 점은 호.
다만 옛 문헌을 저자가 해석을 한 것이기 때문에 흠, 이건 올바르게 해석한건지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인지 헷갈리긴 했다.
뭐, 동일한 구조를 가진, '옛 문헌을 여러 사람이 해석하고 연구해서 전달하고 있는 책'으로 워낙 유명한 책들이 실존하고 있는지라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또 뭐... 하지만 그 점 때문에 교차 검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 점 때문에 좀 불호.
사실 그 점 때문에 다른 주역 책을 사서 서로 비교한 후 독후감을 쓰고 싶었다. 물론 그러기엔 읽고 싶은 책이 워낙 많은 것으로 판명이 났다.(=다른 책을 주문해버림 ㅎ) 그렇다. 어제 책을 주문하고 오늘 받은지라 이거 독후감 더 미룰 이유가 없다 판명이 나서 오늘 쓰게 됐다.
한 번쯤 쓱쓱 읽는 것은 분명 좋은 책이다.
이 독후감에 저 내용-사람 사는거 정도(正道)가 있겠냐 각자 사는거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
좀 더 앞뒤 맥락을 쓰자면 다음과 같다.
그 때,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다. 군대 이후로 심적으로는 어느정도의 피곤함이 늘 있었고, 그런 와중에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 심적으로 더, 신체적으로도 피곤하던 때였던 것 같다.
그렇게 무슨 비운의 여주인공마냥 수원역 분당선을 터덜터덜 걸어나오고 있었다.
내 얘기를 소설로 치면 참 다이나믹한 책이겠다 싶으면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수원역은 항상 사람이 붐빈다.
그리고 또 왜인지는 모르으나, 저 사람들도 나처럼 힘들까? 저 사람들의 책은 어떨까-
그래 저 수많은 사람들, 저마다의 소설-까지 생각이 다다랐을 때 소름이 돋더라.
프로그래머특) 와! 그럼 지구는 어떻게, 지금 이 순간에도 쌓이고 있는 그 수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고 있을까!
그렇게보니 내 소설이 티끌 같았다.
아니, 내가 이제껏 관심 하나 없던 다른 사람들의 소설들이 티끌 같아보였고,
아- 그럼 저 사람들에게 내 소설도 먼지겠군.
정답) 지구는 티끌에게 관심이 없다. 그 어떠한 처리도 하고 있지 않다.
난 티끌이다. 훅 하면 사라진다. 내가 매달렸던, 이 어떤 세상에 어떤 의의도 남기지 않고.
부모님이 떠올랐다. 엄마에게도 25살 이 순간이 있을 것이고 엄마 나름의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겠지만,
만약 돌아가신다면 이제 누구도 알 수 없겠지.
슬픈듯 슬픈듯 슬펐다. 뭐, 그럼 내가 무엇을 해야겠구나 깨닫게 돼서 꼭 슬픈 슬픔은 아녔긴 했다.
뭐, 이쯤에서 누군가는 비관주의로 흐를지도? 모르겠으나, 오히려 좋아. 오히려 좋았다.
나는 티끌이다! 내가 무엇을 하든 세상은 무관심하다! 무엇을 하든 지구는 받아준다!
침대에 누워있는 몸이 두둥실 뜬 느낌이었다.
그렇게 인디 게임 팀에 있는 친구에게 카톡을 했다.
본래 쓰려고 쓰려고 계속 썼지만 잘 안 써졌던 내용인데 술 기운 + 새벽 갬성으로 한 숨에 써내려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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