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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회우
보통 일베들의 시대 (2022.10.25.) 본문

아직 식견이 부족해서 읽기 어려웠다. 이런 책, 인문학을 다루면서, 논문이 기반이 되는 책이 으레 그렇듯 모르는 단어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저자가 전하고자 한 바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자신은 없다. 한 번 더 읽어볼 필요가 있어.
그럼에도 일단. 1회독을 한 후 감상을 말하자면, 나는 보통 일베다. 그리고 작가님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진심이다.
물론 나는 일베를 한 적은 없다. 사실 그게 또 그렇게 중요한가 싶다.
고등학교 때부터 나무위키, 정확히는 그 전신인 엔하위키를 선두로 이미 다양한 커뮤니티를 섭렵했고 그만큼 커뮤니티 문화에 익숙하다. 와중에 잡지식 쌓기 좋은 엔하위키를 시작으로 한 만큼, 한창이었을 때는 웬만한 커뮤니티 밈은 꿰차고 있었다.
(단, 지금은 나무위키에서 볼 내용을 정말 다 본; 상황이라 나무위키를 잘 안 본다. 그 여파로 최근 커뮤니티 밈도 잘 모름)
그러다보면 느끼는 것이 사실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들 거의 비슷비슷하다. 그 '중복'이 제일 심한 것이, 책에서도 말하는 유머 글. 혹시 자신이 즐겨 가는 사이트에 재밌는 유머 글이 올라왔다면, 그 제목으로 구글에 검색해보자. 봤던 거 또 보고
봤던 거 또 본다. 와중에 주기가 있어서 몇 개월 뒤에 똑같은 사진 또 올라옴.
와 근데 요새는 '고전이네요. 중복이네요'라고 하면 '커뮤니티 중독자 납셨네~' 쓰읍. 댓글을 달 수가 없어.
아무튼 그런 탓에 몇몇 커뮤니티끼리 니팀 내팀 하는 상황,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이러는거 보면 실소가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다. A 커뮤니티 하는 사람은 B 커뮤니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너무 순수하다. 또는 게으르다. 거기에 '적대적인 B 커뮤니티' 이런 표현이 붙으면 손이 오글오글오글. 클릭 몇 번이면 당신도 그 순수한 믿음을 깨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뭐 이런 면에서 보면... 나는 보통 일베다.
그 밖에도, 재밌다면 선 넘는 드립을 아무렇지 않게 치는 점 또한 보통 일베의 그런 면면이겠다.
뭐, 이 부분은 '일베'라기보단 학창시절을 커뮤니티와 함께 보낸만큼 커뮤니티의 문화를 체화했단 것에 가깝다.
일베는 이 문화의 토대 위에 섰다는 것이 일단 내가 이해한 책의 내용.
이쯤에서 이 책의 내용이 맞았다 틀렸다를 떠나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들이 그저 커뮤니티 문화를 답습하고 있는것 아닌가 싶었다. 그저 몸은 댓글 달던 대로 행동하고 있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를 찾고 있는것 아닌가 싶은
일베의 구분되는 특이점으로 나오는 '평범 내러티브'에 대해 나와 비교해본다면 글쎄.
'평범함'이라고 제시되는 그 문장.
'대기업에 입사해서 수도권 아파트에 살고 평범한 가정을 이뤄나간다~'
가정을 이뤄나가고는 싶은데 앞 내용은 지금의 나는 글쎄.
그렇게 평범해지는게 아직은 무서운 때다.
이러쿵저러쿵 두서 없고 짤막짤막하게 적었는데 책은 괜찮았다.
책의 분석이 옳았다! 이건 내가 잘 이해 못해서 말 못하겠고,
이전부터 궁금했었던 한국 커뮤니티의 역사부터 일베라는 사이트의 특이점.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한편 마지막 챕터에서 정치와 관련된 내용.
일베의 그 형식(팩트 중심, 이성 중심, 능력주의, 평범...)이 고도로 정돈된 인물 '이준석'.
다른 한 편에선 그 정돈된 형식을 깰 담론이 아직 없다는 얘기.
그 부분은 공감가더라.
언젠가부터 커뮤니티에 무적 논리로 등장하는 표현들이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회주의(이건 몰아가면 이기는 표현)'와 '능력주의'
특히 능력주의의 대표 기준인 학벌을 쓰는 집단답게 학교 커뮤니티에서 많이 보는 표현이다.
요새는 뭐 별별 곳에 갖다 붙이는 것 같긴 한데 확실히 대응할만한 그런 담론이 없다.

농구도 안 하고 이 사람이 어떤 위상인지 잘 모르며, 문맥과는 상관이 없지만.
저 마지막 문장은 요긴하게 쓰고 있다.
커뮤니티에 과몰입할 때 즈음 저 문장만큼 확 과몰입 깨게 하는 문장이 있나.
'이러다가 언젠간 현실로 돌아가야해.'
급 드는 생각인데 종종 읽는 IT 책도 이 정도로 어렵다고는 느끼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인문학 분야 책은 유독 읽기 어렵다.
물론 개발 분야에서도 전문가 쪽을 타겟으로 잡은 경우라면 배경 지식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지향했다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기만 한다면 어려운 내용이 없다.
아니 정확히는 어려운 '표현'이 없다. 내용이 어려운거랑 이 표현이 어려운거랑은 또 다른거니까.
※ 고민을 해봤는데 표현 = 단어 + 문체다. 단순 어려운 단어 사용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다.
생각해보면 대학 전공 책도 내용이 어려운거지 표현들이 어려웠던 적은 없던 것 같다.
물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개발자 특)답게 구글링하면 된다. 문맥으로 이해하는 것도 가능하고.
그냥 책을 읽다보면 유달리 튀어오르는 느낌을 받는 그런 느낌.
대신 다른 사람들이 쓴 블로그 글들을 쭉 보다보면 이런 문체로 쓴 사람들의 글이 멋져보이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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